도심 속의 여유를 느끼고 싶을때... 청계천
날이 이제야 봄을 맞이한 듯 저녁에도 포근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네요. ^^ 겨우내 추웠던 것도 모자라 뭐가 그리 심술이 나는지 4월 중순까지 들쑥날쑥 하면서 추위를 몰고 왔던 날씨는 이제 완연한 봄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럴때면 저녁 늦게 혹은 새벽에라도 밤거리를 나와 거닐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청계천에 다녀왔던 사진이 있어 올려봅니다.
늦은 저녁의 청계천은 복잡한 도로의 상황과는 다르게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다양한 볼거리들이 넘쳐나는 곳이더군요.
종각에서부터 청계천 6가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긴 이 구간을 모두 돌아보진 않았지만 저녁에 잠깐 외출하러 나오기는 정말 좋겠더군요. 한산하고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청계천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삼삼오오 몰려나와 계단에 앉아 느긋한 여유를 즐기고도 하고, 주변에 꽤 늦게까지 여는 커피 전문점에서 방금 뽑은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그들만의 향기에 취하기도 하고..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청계천 밑에서 바라본 건물들의 모습도 오후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답답한 도심 속에서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꽤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청계천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 곳에 마련되어 있는 작은 갤러리 같은 곳. 청계천의 역사에 관한 글도 있고, 다양한 포스터 및 여러가지 설명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나름의 갤러리 같은 느낌이 좋았는데 정말 그림이 전시되면 더 좋겠더군요.
느긋하게 걷고 있는데 상당히 재밌는 풍경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바로 아름다운 꽃을 형상화한 모습들을 레이져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처음 봤을때 정말 신기하더군요.
한동안 계속 지켜볼 정도로 멋진 레이져쇼였습니다. 지금까지 그냥 레이져 분수쇼 같은 것은 많이 봤지만 이렇게 레이져를 이용해서 꽃을 만들고 다양한 모양을 형상화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더군요. 매일 하는 것 같진 않고 하는 날 미리 알아보고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종각쪽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미니 폭포.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푸른 빛이 보는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줍니다. 멀리서 보는데 정말 이쁘더군요. 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에 달려갔는데 빛을 등지게 되어 잘 나오지는 않더군요.
보기만해도 시원한 물줄기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쭉 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날씨가 더워지면 여기 사람들 정말 많이 붐비겠네요.
위로 올라와보니 위쪽에는 솜사탕 처럼 물들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것도 처음 보는 광경인데 정말 이쁘더군요. 손으로 집어 꺼내 먹으면 될 것 같은 솜사탕 처럼 몽글몽글 올라오는 물줄기들이 신기하게만 보였습니다.
잠시 앉아서 하늘을 보는데 '어? 여기 이렇게 멋진 건물이 있었나?' 싶은 생각에 바로 셧터를 눌렀습니다.
동아일보 건물이더군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조중동 중 하나인 동아일보지만... 뭐 그런걸 떠나 정말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밤에 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는데 멋졌습니다.
청계천이 바뀌고 난 후로 한번 와봐야지 했었는데 늘 기회가 없거나 가기 귀챦아서 차일피일 미뤘었는데 와보니 나름 다양한 볼거리도 있고, 조용한 것이 너무 마음에 들더군요. 와이프와도 한번 느닷없이 청계천에 와서 잠시 거닐다 간적이 있었는데 올 여름에는 더 자주 이렇게 나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