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천원의 행복! 올레스퀘어 "Jazz and the City" - 2% 아쉬웠던 재즈홀릭
오늘은 그동안 공연을 보고 싶어도 티켓값이 비싸서 쉽게 보지 못한다는 핑계를 달 수 없는 공연을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단 돈 천원의 행복
광화문에 있는 KT 건물에 있는 <올레스퀘어>에서는 매주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단 돈 천원에 볼 수 있습니다. 얼마요?? 천원입니다.^^ 믿어지시나요?
"에이~ 천원짜리 공연이 그렇지 뭐."
절대 그렇지 않아요. 다양한 팀들의 준비된 공연이 매주 목~일까지 준비 되어 있습니다. 아마츄어 팀들의 공연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뛰어난 연주력을 바탕으로 여러 팀들이 공연을 펼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티켓값이 싸냐구요? 차라리 공짜 공연이면 공짜 공연이지 천원은 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이 공연 관람비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쓰여집니다. 이 공연을 보시는 분들은 공연을 보시는 것 뿐만 아니라 좋은 일까지 하시는겁니다.
저도 작년까지 올레스퀘어에서 공연자의 입장에서 관객을 만났었는데 오늘은 제가 관객의 입장에서 공연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공연을 하는 사람이라 공연을 관객의 입장에서 100%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마음껏 즐기다 오고 싶은 마음에 광화문 올레스퀘어로 향했습니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광화문
날씨가 흐릿한게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분위기의 광화문 광장. 이런 날이면 커피향이 진한 카페에서 재즈를 듣는 행복감에 젖곤 했는데 오늘 아주 날만났네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인 두 분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광화문은 많은 사람들이 휴식 공간으로 찾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공연 전 광화문 광장에 놓여진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앞에 사람들이 사진 찍는 모습이 뭔가 여유로워 보여 좋더군요.
올레스퀘어
올레스퀘어 안쪽에는 스마트 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 악세사리도 전시되어 있고 판매도 가능합니다. 시간이 남을 때는 이곳에서 구경도 하고 카페가 있어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좀 커피 값이 좀 비싸요. ㅎㅎ
표를 받아들고 오늘 공연자의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원래 케이지 메소드라는 팀인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공연자가 바뀌었더군요.
재즈 홀릭이나는 팀입니다. 뭐 좋은 공연만 보여준다면야 상관없겠죠? ^^
Jazz and the City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무대가 보입니다. 정면에 무대가 있고 관객석은 좌우로 나뉘어져 있는 구조입니다. 무대 바로 앞 두 줄은 이벤트 신청을 한 커플들의 자리로 마련되어 집니다.
무대는 딱 좋습니다. 작지도 크지도 않고 적당한 크기여서 공연자나 관객 모두에게 부담이 없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팀원이 많은 팀이나 악기 셋팅이 많아지는 경우, 댄스 팀에는 공간이 협소할 수 있겠지만 쿼텟이나 아카펠라 팀들의 경우에는 딱입니다.
사회자가 올라와 공연을 알리는 멘트를 하고 공연에 대한 소개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분은 Jazz and the City 담당 진행자분으로 목소리가 외모와는 다르게 상당히 걸걸하시더군요. ㅎㅎ
오늘 공연을 할 재즈홀릭을 소개합니다.
재즈 홀릭(Jazz Holic)
4인조로 구성된 이 팀은 2집까지 발표한 팀이더군요. 우선 연주자 세분이 나와서 악기 셋팅을 합니다. 아마 보컬이 나오기 전에 한 곡을 들려줄 생각인가 봅니다. 재즈 연주곡 기대되네요. ^^
연주곡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구성으로도 비는 곳 없이 타이트하고 리드미컬한 연주를 기대하며 첫 곡을 들었습니다. 같이 맞춰본지 꽤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던 부분은 서로 눈빛 교환만으로도 진행이 매끄럽게 흘러갔다는 부분이였지만 연주력에서는 조금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첫 두 곡은 연주의 느낌보다 합주에 가까웠습니다. 조금 아쉽더군요.
초반이라 그런지 조금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이 들었고, 조율이 안된 피아노가 제일 거슬렸습니다.
보컬이 등장했고 보컬과 함께 연주가 이루어졌습니다. 의자에 앉아 멋진 자세로 세번째 곡을 들려주는데 두 번 삐끗하시는 바람에 보는데 조금 위태위태하더군요. ㅎㅎ 이 곡이 끝나고 본인도 민망했는지 그 이야길 하더군요. ^^
전반적인 공연 감상의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분명 아쉬운 점이 많은 공연이였습니다. 어수선하거나 시끄럽거나 관객이나 공연자의 매너가 안좋았던 부분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사회자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공연을 보고 난 후 만족스러운 공연이였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 2%의 아쉬움은 뭐였을까요?
2% 아쉬운 Repertorie 와 호소력
재즈홀릭이라는 팀은 앨범을 2집까지 낸 팀이였습니다. 2007년 결성을 했으니 횟수로는 벌써 6년차 뮤지션인 셈이죠. 이번 공연에서 그들이 들려준 레파토리들은 모두 너무나도 스탠다드하고 파퓰러한 곡들이였습니다.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한테 재즈하면 떠오르는 곡들이 뭐가 있냐고 물어보면 나오는 곡들을 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너무나 많이 알려지고 누구나 연주하는 곡들을 들려주었다는 점이 저로써는 아쉽더군요. 그럼 다 아는 곡을 하면 안되나??
물론 아니죠. 다 아는 곡들을 하면 안된다가 아니라 그 곡들에 적어도 색다른 편곡이나 재해석이 입혀져 들려줬다면 하는 아쉬움을 6년차 뮤지션들에게 바란다면 잘못일까요? "L.O.V.E" , "Fly to the Moon" , "Isn't She lovely", "Street Life" 등 제목만 봐도 어떤 곡인지 흥얼거릴 수 있는 곡들을 그대로 들려주기보다 그들만의 스타일로 들려주었다면 더 기대가 되었을 공연이 아니였나 생각해 봅니다.
공연 레파토리를 짤 때 늘 고민되는 것 중 하나는 대중적인 코드를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넣을 것이냐 입니다. 그건 팀이나 개인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대중 앞에 선을 보이는 공연일 때는 대중적인 코드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 팀이 만일 아마추어 밴드이거나 동호회에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인 취미 밴드였다면 보는 시선은 당연히 달랐을 겁니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연주력이나 매너가 아니죠. 얼마나 자신감 있게 하느냐 얼마나 즐기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지만 재즈홀릭은 동호회 밴드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에게 요구되어 지는 것은 그 경력에 맞는 연주력과 무대매너 그리고 레파토리입니다. 자신들의 앨범 수록곡을 한 곡 들려주었지만 그것으로는 재즈홀릭이라는 팀의 색깔을 보여줄 수 없지 않을까요?
전체 공연 곡 수가 지금 정확히 생각이 나지 않지만 한글 곡이 한 곡도 없었던 부분도 상당히 아쉽습니다.
보컬하시는 분은 톤이 상당히 매력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매력적인 톤을 듣기가 힘들었습니다. 속삭이듯히 계속 노래를 불러서 긴장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바꿔 생각하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1시간 이상의 공연을 그렇게 속삭이듯 노래하면 후반에는 관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중간에 멘트에서도 분위기를 띄워야겠다며 부른 곡이 "Street Life" 였습니다. 이 곡에서도 관객을 휘어잡는 매너는 없었지만 그래도 전체 레파토리 중 유일하게 보컬 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곡이였네요.
전체적으로 좋았던 점이라면 편안하게 재즈 스탠다드 곡들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였고, 아쉬운 점이라면 다양한 레파토리나 색다른 그들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공연이였다는 점이였습니다. 관객과 공연자의 매너는 참 좋았습니다.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부분들을 유도했던 부분도 좋았습니다. 다만 다음 공연에서는 그들만의 색깔을 볼 수 있길 바라봅니다.
무엇보다도 단 돈 1,000원으로 공연도 볼 수 있고 청각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천원의 행복! 언제라도 즐기고 싶을때 아무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올레스퀘어 Jazz and the City 공연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