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보컬리스트 김형미 2집 '가고파' 발매기념 콘서트 - 가곡과 재즈의 선율.. 그리고 가을..
기억너머에 숨어있던 우리 가곡,
재즈 선율에 실려 가을을 타고..
뮤지션에게 있어 앨범은 명함과 같습니다.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 우선 되는 것이 앨범이기에 요즘처럼 음반시장이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장사가 되니 안되니하는 상황에서도 뮤지션들은 앨범을 꾸준히 발매합니다. 거기에 발맞춰 콘서트를 여는 것은 앨범의 홍보 효과와 함께 자신이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것을 대내외으로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재즈 보컬리스트 김형미의 2집 앨범 [가고파] 발매기념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대부분 우리가 어릴적 불러보고 한번쯤 들어봤던 가곡들을 새롭게 편곡하여 재즈로 연주되었습니다. 가곡이나 재즈나 둘 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닌데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 "전혀~ 어렵지, 않아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에 가까운 편곡과 연주, 깨끗한 그녀의 음성으로 가을에 어울리는 공연이였습니다.
가을과 어울리는 재즈.. 그리고 가곡
삼성동에 위치한 베어홀에서 공연이 열렸는데 베어홀이 왜 베어홀인가 했더니 웅진제약 건물이더군요. ㅎㅎ 뭔가 네이밍 센스가... 귀엽다고 해야할까요? ^^ 공연장 곳곳에 곰인형과 관련 포스터들이 붙어있더군요.
이번 공연은 지인들을 많이 초대했는지 중간 중간 김형미씨가 나와서 인사도 하고 서로 다 아는 사람인듯 보이더군요. 앨범 발매기념 콘서트면 쇼케이스 성격도 짙은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공연장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깔끔하고 일단 화장실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ㅎㅎ (매우 중요!) 무대는 가로로 긴 형태를 갖추고 있어서 세션들이 길게 늘어질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건 좀 아쉽더군요. 아무래도 서로 모니터하기가 어려운 셋팅..
보시는 것 처럼 무대 윗쪽에는 스크린이 내려와있고 공연곡을 소개할 때 관련 영상이 뜨게 되는데요. 베이스 연주자 분의 의자가 높다보니 스크린에 머리가 자꾸 닿아 뭔가 불편해 보이더군요. ㅎㅎ
공연 관람 평..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흐르는 연주와 보컬이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공연이였습니다. 기본 재즈 연주에 필요한 악기 구성 외에 스트링 쿼텟과 어쿠스틱 기타, 해금, 멜로디혼, 아코디언등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이 함께하여 많이 신경을 쓴 모습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중간에 게스트로 나왔던 색소폰 연주도 있었구요.
김형미씨는 깨끗하고 꾸밈이 없는 보이스를 가지고 있더군요. 노래 스타일 자체가 깔끔하다보니 이런 가곡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큰 기교없이 무난하게 노래들을 소화해내고 편안한 연주와 잘 어울리는 보이스였습니다. 믹스보이스를 잘 사용하시더군요. 그래서 부담없는 공연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편안하게만 흘러가다 보니 한번쯤은 다이나믹한 모습을 보여줘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아쉬운 점은 공연 외적인 부분에서 참 많았습니다. 관객석으로 조명을 쏘아대면 어두운 환경에 있던 관객들은 너무 눈이 부십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관객석으로 강한 조명을 쏴대는 바람에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더군요. 제가 중앙에 있었는데 제 주위로 전부 손으로 눈을 가리거나 팜플렛으로 아예 앞을 가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디스코 공연장도 아닌데 왜 관객석을 향해 공연 중간에 계속 조명을 쏘는지 이해를 못하겠더군요. 무대에서 보고 관객석에 그만 좀 쏘라고 말 좀해주길 바랐는데...ㅠ_ㅠ
또 스크린에 뜨는 영상이 곡 소개 후 5초 내외로 사라져버리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멋진 사진과 글귀들을 골라놓고 왜 잠깐 보여주고 꺼버리는지 아쉽더군요. 오히려 곡마다 준비해 놓은 그 사진들을 계속 띄워놨다면 곡에 집중하기도 좋았을 것 같은데 잠깐 보여주고 김형미씨의 직인 같은 그림만 뜨니 좀 아쉽더군요.
노래라는 것이 참 신기하게도 그 곡을 들었던 당시의 기억을 늘 품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언제 어느 순간에 무슨 노래를 들었었는지 세월이 많이 지나 전혀 기억이 안나다가도 문뜩 듣게 된 노래에서 그때의 기억을 단번에 떠올리게 되곤 합니다. 참 신기하죠? 우리가 어릴적에 가사의 의미도 모르는채 흥얼거리던 그 노래를 가사를 음미하면서 부르게 되는 나이가 되었을 때 다시 부르면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데 그 느낌은 마치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노래의 힘이 그런 것 같습니다. 마음을 치유하고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그런 힘. 오랫만에 옛 가고들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가사를 음미하게 되는 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