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 아레나 공연 실황!! 현장의 감동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기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Jesus Christ Superstar, 2012
감독: 로렌스 코너 | 개봉일: 2012. 11.22 | 수입/배급: UPI 코리아
Jesus Christ Superstar, O2 Arena in London
평생에 꼭 한번 브로드웨이에 가서 직접 보고 싶은 뮤지컬이 있습니다. 1971년 10월 22일 초연을 시작으로 2012년 현재까지 세계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로 손 꼽히는 뮤지컬입니다. 반 기독교적인 내용 때문에 초연부터 교회의 엄청난 비난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공연되며 수많은 스타들을 낳은 뮤지컬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이 뮤지컬의 넘버들을 재대로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배우들에게는 극악의 뮤지컬입니다. <캣츠>, <에비타>, <오페라의 유령> 등의 세계적인 뮤지컬의 주옥같은 곡들을 작곡한 세계적인 거장인 이 사람이 20대 초반에 만든 뮤지컬입니다.
바로 오늘 영국의 아레나에서 공연 실황을 녹화하여 영화로 만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 이후 JCS 로 표기)" 입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라는 세계적인 작곡가와 팀 라이스 콤비가 20대 초반에 이 뮤지컬을 썼다니 믿어지시나요? 진정 천재들인가 봅니다.(물론 지금은 둘이 아주 안좋게 갈라섰지만..)
아무튼 뮤지컬 배우라면 꼭 해보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주인공 유다와 예수역이지만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솔로곡들 때문에 늘 수많은 오디션을 거쳐 주인공역을 뽑는 이 뮤지컬에 주인공이 된 인물이 누굴일지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ITV Superstar Auditions Winner "Ben Forster"
이번 공연의 주 캐스팅 멤버들입니다. "JCS" 는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의 시선에서 시작하여 성경속의 신의 모습이 아닌 너무나도 인간적인 예수의 모습을 그려나갑니다. 너무나 나약하여 흔들리고,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하나님께 따져 묻기도 합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겠다쳐도 마리아와 연인 관계로 묘사되는등 너무나도 성경과는 다른 모습 때문에 교회의 어마어마한 비난과 반대가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작은 미워할 수 없는 정말 대작입니다. 대사 한 마디 없이 전부 노래로 채워지는데 그 곡들이 전부 하나 같이 주옥같고 너무나도 훌륭하기 때문이죠. ㅠ_ㅠ 어떻게 이런 곡들을 쓸 수가 있는지 원..
아무튼 이처럼 주옥 같은 곡들이지만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악취미일까요? 유다와 예수의 솔로곡들은 정말 극악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어렵습니다. 락 뮤지컬이기 때문에 기존의 다른 뮤지컬과 확연히 다른 사운드 구성도 그렇지만 배우들은 계속 하이노트에서 노래들을 불러야 하기 때문에 재대로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없을 정도니까요.
JCS 를 거쳐간 수많은 배우들이 있지만 최초 오리지널 캐스팅 외에 기억에 남는 배우는 Steve Balsamo(예수역)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Steve Balsamo 의 "Gethemane(I only want to say)" 를 들었을 때 정말 눈물이 나더군요. ㅠ_ㅠ 저도 공연 때 이 곡을 부른 적이 있었는데 너무 매력적인 곡이면서 이런 음역대의 곡을 계속 소화하는 뮤지컬이란 생각을 하니 입이 벌어지더군요.ㅎㅎ
그런 만큼 이번 캐스팅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과연 유다와 예수 역에 어떤 인물이 캐스팅이 되었을지 말이죠.
Looking for someone to play the part of "Jesus"
영화 관람 후에 배우들이 궁금해 서칭 중 안 사실이지만 마리아역과 유다역에는 이미 캐스팅이 된 상태였고 예수역을 오디션을 통해 선발을 했더군요. 슈퍼스타가 될 예수님을 연기할 배우를 찾는 오디션. 몇천대 일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배우가 바로 "벤 포스터(Ben Forster)" 였습니다.
마리아역에는 유명한 팝스타 그룹이였던 <스파이스 걸스>의 멤버였던 "멜라니 C(Melanie C)" 가 이미 확정이 되어 있었고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함께 예수역을 뽑는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함께 했습니다.
ITV Superstar 오디션을 보는데 정말 영국에도 참 특이하고 노래 못하는 사람들 정말 많더군요. ㅎㅎ 파이널에 올라간 세 명 중 벤이 예수역에 최종 캐스팅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세명이서 함께 "Gethemane" 를 부르는데 그 때는 벤이 잘 못했었는데 아마 외모도 한 몫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본선에서 솔로 곡할 때 정말 잘했더군요.)
씽어 송 라이터였던 벤이 이 오디션에서 우승을 하면서 모든 캐스팅이 완료가 되었습니다. 이런 대대적인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출이 된 벤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요?
공연 실황의 감동을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담다.
처음에 영화라고해서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시작하자마자 공연 실황을 녹화한 것을 알고는 급 화색!!! 그것도 아레나홀에서 한 공연을 이렇게 편안하게 볼 수 있다니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물론 영화가 끝난 뒤에는 현장에 있지 못한 것이 더없이 한스러웠지만요. ㅎㅎ) 한국에서 한 공연도 한번도 못봤기 때문에 꼭 한번 오리지널 팀의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너무 좋더군요.
역시나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공연은 이루어졌습니다. 세션의 사운드부터 압도되더군요. JSC가 옛날 작품이긴하지만 워낙 파격적인 작품인데다 예전부터 시대적 배경을 무시하고 현대적으로 만들었었기 때문에 옷차림이나 배경은 그리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대형 스크린, 아이패드등을 이용하여 새롭게 연출한 장면들은 역시나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인 유다역의 "팀 민친" 은 너무나 독특한 음색을 가지고 있더군요. 마치 "쉐어" 의 음색 처럼 이펙터를 잔뜩 걸은 보이스톤에 하이톤이라 유다역에 상당히 잘 어울렸습니다. 표정 연기가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마리아역의 "멜라니 C" 는 처음에 몰라봤습니다. 화장을 진하게하고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예수님보다 10살 이상은 많아 보여서 뭐랄까.. 좀 안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도 고정관념인지 뭐랄까 좀 여성스러운 마리아를 상상했는데 근육질에 문신을 하고 있고 나이도 들어보이니 뭐랄까 좀 처음에는 실망이였습니다. 그런데 솔로를 듣고는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ㅎㅎ 확실히 가수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스파이스 걸스> 멤버였을 줄이야. 아무튼 톤도 좋았지만 노래도 너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마리아 중 가장 독특한 톤을 가졌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노래만 봤을 때 ㅎㅎ)
예수역의 "벤 포스터" 의 첫인상은 무게감이 너무 없어보였습니다. 고뇌하고 실망하고 좌절하는 그런 모습보다 약간은 껄렁껄렁한 모습과 눈빛 때문에 미스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솔로곡을 표현할 때도 가성 위주로 하이노트를 많이 표현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좀 더 강렬하게 울부짖었다면 뇌리에 딱 박혔을텐데 좀 아쉽더군요. 그래도 후에 이 작품이 첫 작품인 것을 알고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안에 대단한 성장을 보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JSC 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헤롯 왕" 을 연기하는 배우의 캐릭터 표현입니다. 등장하는 시간은 매우 짧지만 테마곡이나 캐릭터가 워낙 확실해서 가장 인기있는 배역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런 특징을 잘 잡아서 캐스팅이 좋았다고 생각되더군요. 전문 배우는 아닌 것 같고 영국의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 같은 느낌이였습니다. 사람들 반응도 뜨겁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빌라도" 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상당히 현대적인 캐릭터로 소화시킨 빌라도는 연기와 노래 모두 일품이였습니다. 운동복 차림으로 나와 예수와 이야기하는 장면도 참신했고 예수를 채찍으로 내리치면서 넘버를 외치는 장면도 인상적이였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메달린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조명을 십자가로 활용할 생각을 하다니 말이죠.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메달려 있는 모습이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정말 멋졌습니다. 참, 유다가 결국 목을 메달아 자살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였습니다.
JSC 는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말도 안되는 뮤지컬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 기독교적인 내용을 떠나 너무나 훌륭한 뮤지컬임에도 틀림이 없습니다. 저도 기독교인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중의 하나로 꼭 라이브로 보고 싶은 뮤지컬을 이번에 이렇게 영화로 볼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극악의 뮤지컬을 끝까지 소화해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배우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고 무엇보다 세션들의 연주가 너무 훌륭했던 무대였습니다. 아.. 언제 한국에 안오나? ㅠ_ㅠ
* 그런데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아직고 사라를 잊지 못하고 있더군요. 노이네가 정말.. 에휴.. ㅎㅎ 쿨하지 못하게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