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베를린 - 하정우의, 하정우에 의한, 하정우를 위한 영화
베를린 The Berlin File, 2013
액션, 드라마 한국 120 분 2013-01-29 | 감독 류승완 | 하정우(표종성 역), 한석규(정진수 역), 류승범(동명수 역), 전지현(련정희 역)
명품연기와 액션!
하지만 아쉬운 마무리
영화를 보기 전에 무슨 내용인지 몰라도 영화의 흐름을 대충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몇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내용을 알 수 있는 트레일러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는 그 영화의 전체 스토리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고 영화의 감독이 누구인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출연하는 배우만 봐도 어떤 영화일지 알 수 있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감독이나 배우를 보고 영화를 보기도 전에 어떤 영화인지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트리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나 작품성을 인정받은 감독의 작품인 경우에는 무조건 봐야하는 영화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 <베를린>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올 초에 개봉한 영화 중 가장 '핫(HOT)' 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경우에는 한석규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이 무조건 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만의 뚜렷한 캐릭터를 가지고 늘 존재감을 뿜어내는 류승범과 확실하게 연기파 배우로 인정을 받은 하정우가 함께 한다는 것은 영화에 대한 무게감을 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늘 우리 영화의 좋은 재료가 될 남북의 대립과 갈등이 영화의 큰 흐름을 잡고 비슷한 아픔을 지녔었던 장소에서 촬영했다는 점은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하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하정우의, 하정우에 의한, 하정우를 위한' 영화였습니다.
배우들의 존재감으로 본 <베를린>
<추격자>,<범죄와의 전쟁>등을 통해 확실한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하정우. 그의 존재감은 영화속에서 한석규라는 배우가 함께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빛나게 할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액션, 대사 톤, 연기등이 모두 훌륭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북한 요원 표종성 역을 맡은 하정우는 이 영화에서 액션에 필요한 모든걸 보여주는 듯 보입니다. 눈빛, 동작, 말투 하나하나가 남자가 봐도 멋지다는 말이 나올정도입니다. 특히 걸어가면서 주위사람들 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적을 제압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였습니다. 영어와 독일어를 중간 중간에 짧게 썼는데 두 언어 모두 발음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좋지도 않았습니다. ㅎㅎ
명실공히 모두가 인정하는 배우 한석규. 그에게 연기를 논한다는 자체가 실례가 될 것 같은 배우.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연기를 할 것 같은 배우. 베를린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맡아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설레였는데 생각보다 비중이 작은 역할이라 조금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정진수 역을 한석규가 아닌 다른 배우가 했더라면 더 그저그런 한국 요원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나마 한석규가 연기를 했으니 정진수라는 인물의 비중이 표종성과 동명수 사이에서 사라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한석규씨의 영어 발음은 좀... ㅠ_ㅠ ㅎㅎ 역시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확고한 캐릭터로 최고의 개성파 배우를 꼽으라면 그 중 한명이 바로 류승범일겁니다. 거칠고 반항적이며 건들건들한 역할을 류승범보다 잘 할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싶습니다. 이 영화에서 류승범은 북한의 고위공직자의 아들로 또 하정우를 감시하고 음모에 빠트리려는 인물 동명수로 나옵니다. 비열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할인데요. 그냥 딱 그의 모습처럼 느껴질 정도로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류승범의 연기를 보면 미친놈(?)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대단합니다.
의외로 영어 발음이 좋더군요.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하.....면 안되잖아!
어쨋든 아쉬운 부분은 처음의 굵직한 스토리 라인인 베를린을 무대로 펼쳐지는 남한과 북한 요원들의 숨막히는 추격전과 액션씬, 음모와 배신들의 스토리에서 점점 뒤로 갈 수록 하정우와 전지현의 사랑 라인으로 자꾸만 비중이 옮겨가면서 마지막에는 자신의 여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는 그런 영화로 끝나버리는게 너무 너무 아쉬웠습니다. 해결되는건 아무것도 없고 멋있게 치고박고 싸우다가 끝나는 결말을 원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엔딩에서 뭔가 2편을 기대하게 만드는듯한 인상을 주기는 했습니다만 과연 2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일 2편이 나온다면 마지막에 하정우가 말한 그 곳이 제목이 되겠네요. ㅎㅎ
<베를린>은 참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명품연기와 액션연기가 일품이였습니다. 남자들은 대부분 좋아할만하고 여성분들은 하정우씨를 좋아해서 보는 분들이 아니라면 약간 호불호가 갈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