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Culture

[공연] 재즈밴드 프렐류드 <한 여름 밤의 꿈> - 위트와 절제를 보여준 무대

voice_recipe 2013. 6. 28. 16:34

 

 

 

 

<위트있고 절제할 줄 수준 높은 공연>

 

수준 높은 공연을 보는 것은 같은 뮤지션으로써 정말 많은 공부가 됩니다. 무대매너, 연주매너, 멘트나 시선처리, 레퍼토리의 흐름이나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등 일반인들이 음악을 감상하러 공연장을 찾는다면 아마 저 같은 뮤지션들은 음악 감상과 더불어 '이들은 어떤 매너를 보여줄 것인가?' 가 상당한 관심거리 중 하나가 됩니다. 좋은 공연만큼 공부가 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무대를 찾아 다니며 음악도 즐기고 자극도 받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재즈(Jazz) 라는 장르가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다가오기 보다 약간은 어렵고 고급스러운 인식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그랬죠. 하지만 재즈는 알면 알 수록 정말 매력적인 음악임에 틀림없습니다. 정해져 있는 틀 안에서 정해져 있지 않은 연주를 마치 놀이하듯 즐기는 재즈는 그 어떤 장르보다 연주가의 손길을 타는 음악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공연을 한 재즈밴드 프렐류드는 위트와 절제가 돋보이는 연주를 보여준 수준 높은 팀이였습니다.

 

재즈밴드 프렐류드는 결성된지 10년이 된 나름 장수밴드로 6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7번째 정규앨범을 발매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공연을 보고 나니 정규 앨범을 한번 들어보고 싶더군요. 공연이 끝난 후에 대부분 앨범을 판매하는데 이 날은 공연 후 앨범 판매가 없어서 다소 아쉬웠습니다.

 

2005년부터 꾸준히 자신들의 색깔을 만들어 오면서 잦은 멤버 변화 없이 묵묵히 그들만의 길을 걸어 온 것 같습니다.

 

 

오늘 무대는 신촌에 있는 U-PLEX 입니다. 저도 이 곳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아내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이뤄진 공연이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표를 보니 특정 대상을 위한 공연이였더군요. 앨범 판매가 없었던 이유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였습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무대, 위트있고 센스있는 매너>

 

오늘 프렐류드의 공연을 요약하자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적절한 멘트와 연주가 돋보이는 무대" 였습니다.

 

연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무대에서 보여지는 뮤지션들의 이미지인데 적절하게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 풀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어 확실히 프로다운 모습이 보이더군요. 여기에 가장 큰 몫을 한 것은 바로 팀의 베이스 연주자이면서 사회를 맡고 있는 최진배씨의 "멘트"였습니다.
멘트라는 것은 다른 연주자들에게는 잠깐의 쉴 타이밍을 주는 것이고 관객에게는 연주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공연에 집중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공연의 흐름 중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멘트를 어떻게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 팀의 이미지나 개인의 이미지는 관객들에게 호감으로 때론 비호감으로 비춰집니다.
어떤 사람의 멘트는 자기비하를 하면서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의 멘트는 적절히 자기를 띄우면서도 겸손하게 비추게 하는데 최진배씨의 멘트는 자신들을 적절히 띄우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거부감이 들지 않게 하는 수준 높은 멘트와 진행이였습니다.

 

공연 무대보다 제가 이렇게 멘트에 대한 부분을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은 저도 공연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멘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쨋든 어제 공연이 성공적이였던 이유 중 하나를 뽑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위트있는 멘트라고 하겠습니다.

 

프렐류드의 멤버들은 버클리 음대에서 만나 함께 연주하면서 팀을 만들고 10년이라는 시간동안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그 시간의 보상은 공연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재스쳐나 연주의 흐름이 그랬고 멤버들끼리의 호흡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출중한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제 공연에서는 절제하는 연주를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뭐 그들 스스로가 분위기가 좋아서 더 애드립도 많이 친다고 이야기했지만 아주 많이 절제하는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피아노와 작곡, 편곡 그리고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고희안씨는 더 그랬습니다. 이 분은 고희안 트리오라는 밴드로 자신만의 연주 활동 영역을 더 넓히고 있던데 기회가 되면 트리오의 공연도 보고 싶더군요.

 

재즈밴드 프렐류드는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밴드입니다. 이런 멤버가 함께 모여 연주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나 관객에게 축복이라고 하겠습니다. 더 즐거운 무대를 기대하며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