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Culture

[뮤지컬] 통쾌하고 발칙하고 유머러스한 19금 뮤지컬 <애비뉴 Q> 제작 발표회 현장을 가다!

voice_recipe 2013. 6. 29. 14:10

 

 

 

기발하고 발칙한 19금 뮤지컬!!

토니상 최고작품상, 극본상, 음악상을 휩쓴 <애비뉴 Q>!!

 

어릴적 미국(AFKN) 방송을 틀면 언제나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뽀뽀뽀" 와 비슷한 어린이 프로그램인데요. 인형들이 나와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프로그램이였습니다. 프로그램이 너무 유명해서 스티비 원더나 빌리 조엘, 휴 잭맨 같은 유명 뮤지션이나 배우들이 함께 나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바로 지금까지도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장수하고 있는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 입니다.

 

어릴적 영어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세서미 스트리트에서는 인간과 몬스터, 서로 다른 인종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며 흥미롭고 즐거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뮤지컬은 바로 이 세서미 스트리트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세서미 스트리트의 인형들이 어른이 되었다면??

 

뮤지컬 <애비뉴 Q> 의 시작은 바로 '세서미 스트리트의 인형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었다면?' 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되기 전에 유투브를 통해 뮤지컬 공연영상을 보면서 정말 너무 재밌고 기발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도저히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린시절 귀엽고 발랄했던 세서미 스트리트 인형들이 아니라 성인이 된 그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하는 뮤지컬이다보니 소위 말하는 "19금" 작품인 셈입니다. ㅎㅎ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발하고 발칙한 창작 뮤지컬은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2004년 블록버스트급의 뮤지컬 <위키드> 를 제치고 토니상의 그랜드 슬램이라는 "최고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 을 휩쓸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0년만에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던 대한민국에 내한 공연이 잡혔습니다.

 

 

광고글에서도 직접 본 사람들도 모두 입을 모아 "한국에서는 무대에 오르기가 쉽지 않겠어." 라고 했던 뮤지컬! 하지만 누구나 보고 싶어하는 뮤지컬. <애비뉴 Q> 의 내한공연이 확정이 되었습니다.

"샤롯데 씨어터"에서 8월부터 10월까지 공연이 되는데요. 저는 <애비뉴 Q> 의 제작 발표회에 초대되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애비뉴 Q> 제작 발표회 현장을 가다.

 

 

이 날 제작 발표회는 서울 컨벤션홀에서 열렸습니다. 저보다 아내가 이 뮤지컬을 손꼽아 기다렸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하며 발표회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상당히 큰 규모로 여기저기 광고를 하고 있더군요. 대형 스크린에 계속해서 <애비뉴 Q>의 영상이 나오고 등장하는 퍼펫들의 미니어쳐들을 전시해 놓아 발표회가 있기 전까지 즐거운 시간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 수퍼스타> 때와는 아주 많이 다른 모습이더군요. ㅎㅎ

 

 

등장하는 퍼펫들의 성격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포즈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ㅎㅎ 두번째 사진에 보시면 "위키드"와 나란히 서있는 루시를 볼 수 있습니다. ㅎㅎ 무슨 의미인지는 아시겠죠? ^^

 

 

정말 몬스터급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뮤지컬 <애비뉴 Q> 제작 발표회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과연 어떤 무대로 첫 선을 보일지 정말 기대가 되더군요.

 

 

정말 다양하게도 준비했더군요. 푸짐한 선물 보따리처럼 팜플렛과 행사 진행지, 그리고 OST CD 까지!!! 아내는 OST CD 를 보자마자 정말 아이처럼 좋아하더군요. 끝나고 집에 갈때까지 무한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호감가는 배우들과 정감가는 퍼펫들 

 

 

제작 발표회 현장은 마치 얼음 동굴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였습니다. 상당히 멋지더군요. 번호표대로 입장하여 혼잡함을 막은 진행도 좋았습니다. 

 

 

포토타임을 위한 배경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럴 시간적 여유는 없었습니다.

 

 

푸른색이 감도는데 검은색 바탕에 스포트 라이트를 비추니 상당히 멋스럽습니다. 상당히 준비가 많이 된 인상을 주어 오늘의 발표회가 더 기대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블루톤이 상당히 정갈하면서 안정된 느낌을 주는 발표회장이였습니다.

 

오늘의 순서는 배우들이 나와 주인공 캐릭터들의 넘버를 소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평론가 한 분이 초대되어 <애비뉴 Q> 에 대한 소개 그리고 포토타임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퍼펫과 마스터의 혼연일체가 관건!!

 

뮤지컬 <애비뉴 Q>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인형들입니다. 그런데 <애비뉴 Q> 에서는 인형이라는 말보다 "퍼펫(Puppet)" 이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마스터가 퍼펫을 손에 끼우고 연기를 펼치면서 노래와 안무를 소화하기 때문에 다른 뮤지컬과는 차별화가 되는 작품입니다. 그렇다보니 퍼펫을 조정하는 마스터의 센스와 퍼펫의 완벽한 조화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애비뉴 Q>를 볼 때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뿐만 아니라 퍼펫과의 일치감을 주의 깊게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뮤지컬 <애비뉴 Q>에서는 마스터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명의 퍼펫을 조정하기도 하고 두명의 마스터가 한 퍼펫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성격이 서로 다른 캐릭터를 한 사람이 연기한다는 것이 참 어려울텐데 오리지널 캐스팅의 공연을 보니 정말 대단하더군요. 그래서 이번 내한 공연이 더 기대가 됩니다. 

 

 

이번 제작 발표회 때에는 주인공인 프린스턴과 트레키 몬스터를 조정하는 니콜라스 던컨(Nicholas Duncan)와 케이트와 루시를 조정하는 칼리 앤더슨(Carly Anderson)이 와서 무대를 꾸며 주었습니다. 주요 넘버를 들려주어 이번 내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만들었습니다.
두 배우 모두 본인의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리더군요.

 

 

원종원 평론가가 나와서 뮤지컬 <애비뉴 Q>의 배경이나 기본 스토리등을 알려주었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 우연히 보았다는 이 뮤지컬이 한국에서 올려지게 될거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하시더군요. 아마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뮤지컬계에도 <애비뉴 Q>처럼 독특하고 아이디어가 기발한 작품이 나오길 기대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천편일륜적으로 똑같은 성격의 뮤지컬이 계속 나오지 말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우리나라가 아직 문화 선진국이 아니여서 그런건지 너무 흐름에 민감하고 쉽게 휩쓸리는 것 같습니다.
아마 <애비뉴 Q>가 우리나라에서도 대박이 나면 이와 비슷한 포맷의 뮤지컬들이 또 쏟아져 나오겠죠?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는데 질문들을 준비해서 왔는지 순조롭게 진행이 되어 좋았습니다. 배우들도 진심으로 응대하는 모습도 좋았구요. 통역하시는 분이 약간 다르게 통역을 하시는 부분이 많아서 좀 의아하긴 했지만 통역하시면서 연기까지 하시더군요. ㅎㅎ

 

 

마지막 포토타임에는 주인공 퍼펫들과 마스터가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케이트 몬스터는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나왔네요. ^^ 상당히 정감가는 캐릭터입니다.

 

 

주인공격인 프린스턴은 싸이 복장을 하고 나와 인사를 나눴습니다. 니콜라스는 상당히 친근한 모습으로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나쁜여자 루시는 이효리의 배드걸 복장을 하고 나왔습니다. ㅎㅎ 뭔가 그 나라의 특성에 맞게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아 좋았습니다. 칼리 본인은 케이트에 가깝다고 했지만 왠지 루시쪽에 더 잘어울리는듯..

 

마지막으로 모든 남성들이 공감할 것만 같은 트레키 몬스터입니다. ㅎㅎ 목소리도 독특하지만 그의 사상이 너무 웃음을 짓게 만드는 캐릭터죠. 아마 이 친구 때문에 공연 때 많이 웃을 것 같습니다. ^^

 

뮤지컬 <애비뉴 Q>는 19금이라고 하지만 15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어린 아니들도 부모님과 함께라면 보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다소 선정적인 말들이나 장면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것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애비뉴 Q>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단순히 야한 뮤지컬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세서미 스트리트가 그랬듯이 뮤지컬 <애비뉴 Q>에는 인간 뿐만 아니라 몬스터도 나오고 그리고 인종이 다른 사람들,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함께 어울려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위로하는 참 따뜻한 뮤지컬입니다.

 

올 8월 샤롯데 씨어터에서 만나게 될 뮤지컬 <애비뉴 Q>. 뮤지컬을 보기 전에 꼭 유투브에서 오리지널 공연 영상을 보시면서 미리 어떤 내용인지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퍼펫과 마스터가 혼연일체 되어 어떤 무대를 꾸며줄지 미리 상상해 보는 것도 즐거움이 될 것 같네요.

 

<There's a Fine, Fine 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