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노예 12년 - 자유인에서 노예로.. 한 순간에 운명이 뒤바뀐 한 남자의 이야기.
자유인에서 노예로..
한 순간에 인생이 뒤바뀐 한 남자의 이야기.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서나 배웠던 미국의 노예제도와 노예들의 고달픈 삶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 나왔습니다. 실제 노예로 12년을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이렇게 뒤늦게 화두에 오르고 영화로 제작된 것은 그동안 우리가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그들의 힘든 삶을 밖으로 끄집어내 눈에 보일듯 상세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였습니다.
이제는 사라지고 역사로만 알고 있는 노예제도와 노예로 살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 정말 상세하고 잔인하게 그려져 있는 책. 마치 소설과도 같은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노예 12년은 솔로몬 노섭이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읽다보면 내가 마치 책의 주인공이 된 것 처럼 감정이입이 됩니다. 묘사가 매우 상세하며 노예로 살아가는 위험하고 잔인한 삶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그 이야기가 생생한지 그의 삶이 눈에 보이듯 그려져 나가고 그가 괴로워하고 위험을 맞이할 때마다 같이 숨을 죽이게 됩니다.
인간이면서 인간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흑인 노예들
한 남자가 어쩌다가 평범한 자유인에서 처참한 노예로 12년을 살아갈 수 밖에 없었는지 그의 이야기를 눈으로 따라가다보면 인간으로써의 삶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흑인 노예들의 삶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인간이지만 인간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노예의 삶. 주인에게는 가축과 똑같은 취급을 받고 살아가는 노예의 삶.
노예가 되는 순간 그의 이름도 사라지고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심지어 결혼을 하는 것도 주인의 허락과 결정에 따라가야 하는 그들의 삶은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매일 고된 노동과 매질을 당해도 반항할 수 없고 외출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흑인 노예들의 삶을 살아가게 된 솔로몬 노섭이 어떻게 그 모진 세월을 견뎌왔고 결국은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 읽어가다 보면 지금은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인간의 존엄성을 중요시하는 나라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노비제도가 있어 양반과 천민을 나눠 마치 인간에게 등급이 나눠져 있는 것 처럼 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미국도 우리나라도 모든 나라가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불과 몇세기 전만해도 누군가에게 인간은 피부색만으로도 등급이 나뉘어져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였던 겁니다.
책의 내용 중에 노예를 부리던 주인들 중 노예를 짐승같이 다루고 폭언과 구타를 서슴치 않는 몇명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정말 중요한 말이 나옵니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흑인들은 채찍질을 해도 괜찮고 나이가 많은 흑인 노예들 조차 자신들이 기르는 가축보다도 못하게 대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지은이의 고백이 나오는데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할까 싶지만 보고 자란 것이 그런 환경이라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 들이게 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갖게 됩니다.
이 소설은 이미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소설을 읽는 것 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되는 내용에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하더군요.
인간으로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간으로써 당연히 누려야 할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살았던 많은 흑인 노예들. 돈으로 거래가 되었던 그들의 목숨 그들의 삶을 보상해 줄 무언가가 과연 존재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소설을 통해 단순히 옛날 이야기처럼 알고 있던 그들의 삶을 가시화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꽤 가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꼭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