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Culture

영화 크로니클(Chronicle, 2012) - 초능력에 대한 가장 인간적인 대답.

보이스레시피 2012. 3. 9. 02:27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갖어보는 생각. "나에게 특별한 능력이 생긴다면...?", "내가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어릴적 자라면서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초능력.(여자들도 이런 상상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가 영웅 영화에서 늘 보아왔던 하늘을 날고,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구하고, 악으로 부터 지구를 구하는 등등.. 초능력을 가진 우리의 히어로들은 늘 바쁘게 세상을 위해 날고 뛰고 바빴다. 때론 그들은 그들이 가진 특별한 재능을 저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크로니클은 좀 다르다. "초능력을 가진 자가 모두 영웅은 아니다" 라는 문구와 온통 회색빛으로 덮힌 포스터가 상당히 암울하고 어둡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문구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던 초능력을 가진 특별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 아니 사회적으로 핍박 받는 사람에게 뜻하지 않던 힘이 생겼을때 어떤 결말이 생길 수 도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크로니클..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영화는 소위 말하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 앤드류가 어느날 사촌인 맷과 함께 파티에 갔다가 스티브와 맷이 발견한 이상한 땅굴 안으로 들어가 신비한 물체를 만지면서 초능력을 얻게 되고 그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그려나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초능력을 가진 자들. 예를 들어, 수퍼맨, 원더우먼, 스파이더맨등등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 자들은 모두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몸을 던졌다. 그들이 원래 초능력자였든, 갑자기 초능력을 가지게 되었든 간에 그들은 모두 세상을 구하는 일에 그 힘을 쏟으며 어린날의 우리들에게 꿈과 희망을 던져줬다. ㅎㅎ 나 역시 수퍼맨을 보면서 하늘을 나는 것이 꿈이 되었을 정도니까. 

하지만 크로니클은 다르다. 평범한 청년 세명에게 어느날 초능력이 생긴다. 그들은 능력을 발견하고 어린 아이 처럼 즐거워 한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염력등을 이용하여 묘기도 부리면서 즐거워 한다. 하지만 힘이 점점 커가면서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며 그들만의 룰을 만들어 지키기로 한다.
그러나 학교에선 왕따를 당하고, 아버지로 부터 심한 모욕을 당했던 앤드류만은 그 능력이 자신에게 주어진 힘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점점 상황은 나빠진다. 화가 나면 자신을 컨트롤 하지 못하고 결국 친한 친구인 스티브 마저 죽이게 되고.. 영화는 끝으로 갈 수록 단순한 눈요기꺼리 초능력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밝히기라도 하는듯 정말 잔인하고 무섭게 변해간다. 

영화가 끝났을때 머리가 아팠다. 보고 난 후에 마음이 가벼운 영화가 있는가 하면 마음을 상당히 무겁게 짓누르는 영화가 있는데 크로니클이 단순한 초능력자들의 영웅 이야기가 아니란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인간의 파괴 본능에 대한 심각한 경종을 울리는 메세지가 담긴 영화. 크로니클.. 또 옳바르지 못한 사람이 힘을 갖게 되었을때의 상상하기 싫은 결말들이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의 눈을 통해 보여졌을때 이는 단순히 영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우리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섬뜻했다. 일반 영웅물들에는 외부의 적이 존재하지만 크로니클은 바로 한 개인의 잘못된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하는 자기 내부의 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영화가 초반에 앤드류가 왕따를 당하고 있을때는 늘 들고 다니는 8mm 카메라 샷으로 진행이 되다가 앤드류가 초능력을 얻고 난 후에는 풀샷으로 바뀌는데 이것도 무언가를 이야기하는듯 하다.
크로니클 2가 각본 작업에 들어갔다는데 아직 정확한 시점이나 그런 이야기는 없지만 과연 속편이 어떻게 이어질지 너무 궁금하다.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힘을 인간이 갖게 되었을때의 가장 인간적인 영화가 바로 크로니클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왜 제목이 Chronicle 인지는 아직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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