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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ulture

[애니메이션] 후세: 말하지 못한 내 사랑 -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했다가는 물음표만 달고 나오는 영화.

by voice_recipe 2013. 3. 30.
 

후세: 말하지 못한 내 사랑  伏 鉄砲娘の捕物帳 , 2012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판타지 | 일본 | 110 분 | 2013-03-28

 

원인과 결과.

그 둘이 갖춰져야 비로서 이야기가 완성된다.

 

오랫만에 다시 일본 애니메이션이 개봉했습니다. 일본의 감성과 아기자기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좋아하다보니 이런 애니메이션이 개봉을 하면 무조건 보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후세: 말하지 못한 내 사랑> 의 주제는 개와 인간의 사랑인 것 처럼 보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아주 많이 다루는 신성한 동물과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테마가 이 영화에서도 주된 스토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늘 내가 좋아하는 감동을 주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즐기기 위해 극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양분화 되어 있는 에도. 그래서 다름을 인정할 수 없는 시대

 

 

개(犬) 이면서 인간(人)인 그들을 "후세(伏)" 라고 부르며 그들을 사냥하는 에도시대가 배경이 됩니다. 에도에서는 귀족과 천민, 여성과 남성, 아름다운 것과 불온한 것이 공존하는 시대이면서 불완전한 존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인간도 개도 아닌 후세는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이자 죽여야하는 존재로 인식됩니다. 주인공인 하마지 역시 어릴적 부터 할아버지에게 후세를 사냥하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사냥감과 통(通)하는 순간이 그 사냥감을 잡을 수 있는 때" 라고 배워온 하마지. 통하는 순간 철포의 방아쇠를 당기면 사냥감에 명중을 했고 하마지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알고 살아갑니다. 에도에 사는 오빠의 전갈을 받고 시골에서 에도로 상경하는 날 거리에서 마치 전리품처럼 후세의 잘린 머리를 전시해 놓고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집니다. 그리고 하마지는 시노를 만나게 됩니다. 시노가 후세라는 사실을 모르고 도움을 받고 하마지와 시노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생각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
 

 

<후세: 말하지 못한 내 사랑> 은 단순히 제목처럼 남녀이 뻔한 로맨스를 다루는 영화가 분명 아니였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좋아하는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보러 왔단 저는 중반 이후부터 좀 다르게 보게 되더군요. 등장하는 인물들의 설정과 시대적 배경, 많은 것들을 함축하고 있는 듯한 복선등. 이 애니메이션은 꽤 많은 부분을 관객에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남녀의 성이 모호한 주인공 하마지, 인간과 개의 경계가 모호한 후세, 귀족과 천민, 개와 인간의 사랑으로 태어난 후세였지만 인간에게 미움을 받고 있고, 정확하게 의미를 알 수 없는 등장인물들과 하마지가 갑자기 코피를 흘리는 장면등은 관객으로 하여금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상당히 심오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 영화는 많은 부분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 내고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의 고전 <난소사토미 팔견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알아보니 일본에서는 <후세: 철포소녀의 수사기록>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목이 블링블링하게 바뀌었네요.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내용일지 모르겠지만 애니메이션 처럼 철학적인 의미들이 담겨 있을지 궁금합니다.

 

단순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생각하시고 보신다면 실망하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보고 나온 후에 이게 뭘 이야기하는거야? 라고 묻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도 이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건지 계속 궁금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