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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ulture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해피엔딩 프로젝트

by voice_recipe 2014. 2. 13.

 

해피엔딩 프로젝트 (2012) Still Mine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와 기력을 잃어가는 남편..

하지만 그런 둘이 있어 행복한 사랑.

 

어느날 갑자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점점 기억을 잃어간다면?

함께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을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영원히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실제로는 절대 흔하게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영화에서는 단골 메뉴가 되어 이제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런 식상한 사랑 이야기로 치부될 수있는 주제.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 혹은 남자와 그런 상대방을 끝까지 사랑하고 보살피는 남자 혹은 여자의 이야기. 

하지만 이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고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감동을 줍니다.

 

여기 실제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들의 소소한 삶을 담은 영화가 있습니다.

황혼의 부부,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 그리고 기력을 잃어가는 남편... 그런 아내를 위해 묵묵히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50년을 함께 살아온 크레이그와 아이린. 특별하진 않지만 이 노부부는 조용하게 소소하게 함께 남은 인생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린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기억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알게된 크레이그. 증상이 심해지면서 아내가 살기에 더 안전하고 적합한 작은 집을 짓기로 결심을 하고 혼자 집을 짓는 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자기 땅에 자신의 집을 짓는대도 이런 저런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심의를 통과해야 하고 돈을 내야 하는 현실이 못마땅한 크레이그. 그래도 법이 그렇다니 괘니 버텨봐야 손해라는 주변의 말을 듣고 느리지마 하나하나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건축에 대한 아무 자격증도 관련된 일도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크레이그에게는 그의 땅에서 자신의 집을 마음대로 짓는 것 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아내가 계단에서 넘어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더욱더 집을 빨리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 지는 크레이그와 그럴수록 더 답답하게 원칙만을 고수하는 건축과 직원.

법을 어기고 계속 건축할 때는 구속될 수 있다는 사실도 크레이그의 의지를 꺽지는 못합니다.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방법을 구해보지만 역시나 뾰족한 방법은 없었지요.

몇번의 건축 중지 명령을 받았지만 크레이그는 아내가 퇴원하기 전까지 반드시 집을 완성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묵묵히 그의 일을 진행합니다.  

결국 그는 고소를 당해 법원에 출두하여 판결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됩니다.

 

 

슬픈 영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 '해피엔딩 프로젝트' 는 처음부터 끝까지 크레이그의 시선에서 머물다 갑니다.

마치 그의 마음을 담아 만든 것 처럼 별다른 부가 설명도 없고 시끄럽지도 않으며 소소하게 그와 아이린 그리고 주변의 상황들을 보여줍니다.

중간 중간에 보이는 복선들까지도 너무 설명 없이 지나가서 왜 저 장면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중요한건 그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구속되어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를 위해 자신의 할 일(사랑)을 보여준다는 점일겁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이 실제 일어났던 실화라는 점입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도 이 영화가 얼마나 눈물샘을 자극할지 뻔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오히려 너무나도 담담하게 끝이나서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ㅎㅎ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크레이그 모리슨이라는 남자의 시선에서 모든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의 사랑은 슬픈 사랑이 아닙니다.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해 꾸며낸 일들이 아니기 때문에 슬픔보다는 그의 묵묵한 사랑 표현에 마음이 차분해지고 나도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은 아내 아이린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아니고 그가 힘들어하는 상황이 비춰질 때도 아닙니다. 바로 그가 원수처럼 여겼던 친구 윈체스터가 죽었을 때였습니다. 그는 아이린이 심각한 병에 걸렸을 때도 울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구속될 수 있다는 사실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과 평생을 원수처럼 티격태격하며 지냈던 친구의 죽음 앞에서 통곡을 하며 웁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픈 장면은 바로 이 장면 뿐입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얼마나 감동적일까 기대하지 마십시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얼마나 가슴 아플까 기대하지 마십시요.

손수건도 준비할 필요 없습니다.

 

이 영화는 크레이그 모리슨이라는 남자의 진실된 사랑 이야기이니까 끝까지 그와 함께 행복하고 그들의 남은 여정을 응원해 주면 될 것 같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원제가 백번은 나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맨 마지막 엔딩 때 올라오는 자막 한 마디에 코 끝이 찡했습니다.

 

 

"She was still by his 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