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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ulture

[콘서트] '라벤타나(La Ventana)' 탱고 콘서트 - 한 여름밤의 감미로운 탱고 음악

by voice_recipe 2012. 7. 13.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도 비가 계속 내리는걸 보니 말이죠. 한 여름의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장마 때가 되면 그나마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장마가 시작되면 외출이 줄어들고 집에서 음악을 들으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약간은 우울한 이 분위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음악이 있다면 바로 재즈가 아닐까요? 마치 시간을 잊은 듯 느릿느릿 연주되는 곡을 들을 때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습니다.

 

건대입구에 위치한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특별한 재즈 공연이 있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재즈로 연주되는 탱고 콘서트입니다. '라벤타나' 라는 그룹의 공연으로 어떤 편곡으로 탱고를 들려줄지 정말 기대하며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라 벤타나(LA VENTANA) is..

 

 

‘라 벤타나(LA VENTANA)’ 는 200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탱고, 재즈 프로젝트 그룹으로 2008년 여름 ‘Come El Tango Come El Jazz' 로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에 노미네이트, 2011년 제 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크로스오버 음반 부문 수상과 다양한 공연활동을 겸비한 실력 있는 재즈 그룹입니다. ‘라 벤타나’ 는 리더이자 아코디언 연주자인 정태호와 피아니스트 박영기, 베이시스트 황정규, 드러머 정승원, 보컬리스트 정란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번 공연에서 그들이 과연 어떤 연주를 들려줄지 기대가 컸습니다.

 

라 벤타나는 스페인어로 '창문' 이라고 합니다. 뭔가 소통의 의미가 담겨있는 듯 합니다.

 

 

6년이나 된 프로페셔널 그룹의 연주를 듣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운드가 나올지, 어떤 앙상블을 보여줄가 궁금한게 아니라 이들이 어떤 색깔로 곡을 표현해내는지가 더 궁금하게 되죠. 특히 재즈로 연주되는 탱고라니 말이죠.

 

일회성으로 탱고를 재즈로 연주하는 연주가들은 많지만 이렇게 컨셉처럼 계속 연주하는 그룹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밴드 멤버들 모두 탱고에 흠뻑 빠져 있나 봅니다. ^^

 

 

나루아트센터는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크기도 적당하고 시스템도 괜챦아 보이더군요. 관객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역시 6년차 그룹이라 그런지 고정 팬들도 꽤 있어 보였습니다.

공연 중 사진 촬영은 금지라서 공연 사진이 없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도 현장감 있는 사진들과 함께 리뷰를 썼으면 좋겠지만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연에 집중했습니다.

 

재즈로 연주되는 탱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귀를 사로잡는 아코디언 연주와 게스트들과의 합주를 통한 다양성에 신경을 썼고, 비교적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던 공연이였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보컬리스트였던 정란씨는 없었습니다. 저도 이들을 이번에 처음 봤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만 빠진건지 어떤건지 모르겠으나 멤버가 있는데 단 한곡도 안한다는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긴 했습니다. 그만 두었거나 했나봅니다. 뭐 프로젝트 그룹이니 바뀌었을 수도 있겠네요.

 

이번 공연에는 게스트로 보컬리스트 유나씨와 바이올리니스트 콘, 기타리스트... 아.. 이런.. 성함이 기억이 안나네요. ㅠ_ㅠ 멋진 연주를 보여주셨는데 우찌 이런일이.. 사실 게스트로 참여했던 이 세분의 뮤지션 중 라 벤타나 그룹과 가장 합이 잘 맞았던건 기타리스트였는데 말이죠.

 

각설하고 짧게 공연 평을 적자면.. 프로젝트 그룹이지만 6년동안 멤버 교체 없이 꾸준한 활동을 해온 팀답게 합주 실력은 정말 좋았습니다. 70분의 공연시간을 깨고 인터미션 없이 바로 100분 가까이 공연을 늘려서 연주할 정도로 그들의 레파토리는 참 다양했고 무대매너도 좋았습니다. 탱고 음악도 그렇고 재즈도 그렇고 이렇게 편안하고 듣기 좋게 들을 수 있도록 연주된다는 점이 저는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되었던 탱고는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정열정인 모습이 아니라 뭐랄까.. 절제되어 있던 감정을 한번에 터트리는 느낌이였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음악에 있는 한 처럼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더 친숙하게 느껴졌던 무대였습니다.

특히 아코디언과 피아노 듀엣으로 갔던 연주곡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 음악만큼은 눈을 감고 푹 빠져 듣게 되더군요. 다른 무엇보다 아코디언과 반도네온의 소리가 정말 귀를 사로잡았던 공연이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게스트로 참여했던 뮤지션들과의 합이 역시 좀 불안했다는 점입니다. 보컬이였던 유나씨의 스페인어 발음은 많이 아쉽더군요. 보컬과 바이올린 두분 다 앙상블의 느낌보다는 솔로 무대를 장식하고 간 느낌이 강했습니다. 더 자세히 적을까 하다 좋았던 공연의 전체적인 느낌을 적고 끝내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ㅎㅎ

 

오랫만에 분위기 있는 재즈 공연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탱고 음악이 이렇게 무드있고 감미로울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 좋은 공연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