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함께 나누는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
Basilicata Coast to Coast~!!
영화를 보는 즐거움 중에 하나는 세계 각국을 돌아보고 싶은 욕구를 대리만족 시켜준다는 점입니다. 가보지 못한 곳을 스크린을 통해 보는 즐거움은 직접 가보지 않았지만 마치 가본 것 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꼭 한번은 가보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게하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부러운 것은 그냥 여행이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 떠나는 음악 여행이 아닐까 합니다. ^^ 제 평생에 꼭 한번은 해보고 싶은 음악 여행이기도해서 이 영화를 바라보는 마음이 남달랐습니다.
음악으로 뭉친 4명의 친구들과 그들을 취재하기 위해 함께 떠나는 여기자. 뭔가 모자란듯 순수한 그들의 음악 여행기입니다.^^
음악, 친구 그리고 여행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이 장면. 마치 거리의 악사 같은 모습의 이 4인조 밴드가 노래 같지도 않은 이상한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시작됩니다. 한 친척의 결혼식에서 연주를 하기 위해 모였다가 갑자기 밴드를 재결성하여 이탈리아 최고의 재즈 페스티벌로 불리는 ‘스칸자노 재즈 페스티벌’에 출전 할 것을 결심하면서 이야기는 이들의 음악 여행을 담은 로드무비로 바뀌게 됩니다.
차로 두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페스티벌 당일까지 열흘 동안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음악 여행을 하기로 의기투합을 하며 시작된 여행. 가는 동안 그들은 모든 것을 잠시 잊고 음악과 즉흥적으로 만나는 모든 것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떠납니다.
눈 앞에 보였던 풍력발전기를 팀 이름으로 짓고 그들은 일상을 떠나 그들만의 새로운 음악 여정을 떠납니다. 누구나 꿈 꾸는 일상에서의 탈출을 영화는 음악과 친구들 그리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미지의 상황속으로 안내합니다.
떠나기 전 이들의 음악 여행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누가 관심을 갖겠습니까? ^^ 유일하게 참석했던 삼류잡지사의 여성 저널리스트가 어영부영 이들의 여행에 합류하게 되고 정말 어울리지 않는 이들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지어지는 웃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 아무 대책도 없이 떠나는 여행속에 약간 어리숙해 보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현재의 내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나도 저렇게 떠나고 싶다라는 대리 만족을 확실히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번쯤 꿈꾸는 일탈을 영화에서는 가까운 친구와 음악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나는 여행,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씻는 곳 하나 재대로 없는 곳에서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을 계속하게 됩니다. 초반에 그들의 여행에 상당히 비판적이였던 저널리스트 트로페아 역시 그들과 함께 하면서 점점 자신의 돌파구를 찾는 듯 보입니다.
사실 이 음악 여행은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 떠나는 여행기는 아닙니다. 주인공 한명 한명은 각자 현실에서 무언가 담을 쌓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들을 영화는 진행하는 동안 하나하나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 뒤 실어증에 걸린 프랑코, 왕년의 스타였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로코, 의학의 꿈을 접은 살바토르, 인생에 별 낙이 없어 보였던 니콜라 그리고 거물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고 싶은 트로페아등.. 여행을 시작한 동기가 그것은 아니였지만 그들은 모두 이 음악 여행을 통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조그만 벽들을 무너트리고 나오는 힐링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Slow and Slow and Slow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의 남부 지방 '바실리카타' 는 감독겸 배우로 출연한 로코 파팔레오가 나고 자란 곳으로 영화 곳곳에 바실리카타를 소개하는 대사나 모습들이 보입니다. 감독의 자신의 고향에 대한 사랑이 보이네요. ^^
Healing
차를 타고 가면 두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굳이 걸어서 9박 10일 동안 여행을 돈다는 설정 자체에서 이 영화가 단순히 음악을 소재로 한 로드 무비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을 통한 치유는 아니지만 이 여행을 통해 만나는 새로운 사람으로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고 늘 어렵고 곤란한 것은 피하려고 했던 자신의 모습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가고, 사고 현장에서 자신이 알았던 지식으로 사람을 위험에서 구하면서 포기했었던 의학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먹는 등.. 주인공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극복해 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것이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같이 힐링의 효과를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일반 사람들이나 누구나 이 영화를 본다면 꼭 이런 음악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는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 잔잔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그들의 여행을 그려나갑니다. 아름다운 풍경까지 더해져 꼭 한번 떠나고 싶게 만드는 영화. 이탈리아 횡단밴드. 그러고 보니 재대로 된 음악은 마지막 무대에서 보여주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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