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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ulture

'슈퍼 7 콘서트' 취소 사태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 "야~ 남는 표 없냐?'

by voice_recipe 2012. 9. 22.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무한도전!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버라이어티라고 한다면 누가 뭐라고해도 '무한도전' 을 뽑겠습니다. 2005년 방송을 시작하여 올해로 벌써 만 7년째 접어들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매주 즐거움을 선사해온 프로그램으로 '무한도전에 안나오면 유명 연예인이 아니다' 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파급력과 인지도가 큰 프로그램이죠.

 

멤버들이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고정 멤버들과 새로 들어오는 멤버들이 의기투합하여 각자의 고유한 캐릭터들을 지켜가면서 지금까지 그 어떤 프로그램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독특하고 신선한 웃음과 때로는 정말 진한 여운이 남는 감동을 주는 무한도전과 그 일곱명의 멤버들..

 

최근 무한도전의 멤버 7명이 '슈퍼 7 콘서트' 라는 이름을 내걸고 엄청난 규모의 공연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일곱명이 준비하는 공연이였기에 기대가 컸습니다. 무한도전을 통해 그동안 여러 가요제들을 선보였었고, 그 때마다 즐겁고 유쾌한 무대지만 그 어느 무대 하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무대가 없었을 정도로 대단한 무대를 보여줬던 그들이였습니다. 음악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무대와 비교했을 때도 전혀 손색이 없었을 정도로 멋졌던 '나름 가수다' 특집은 정말 보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인터넷상에 올라온 콘서트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한편으로 걱정이 되더군요.

 

 

 

이번 슈퍼 7 콘서트 취소사태..

어떻게 생각하세요?

 

 

'슈퍼 7 콘서트' 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몇가지 이유는 다 아시는 것 처럼 유료 공연, 비싼 티켓 가격, 무한도전 방송 시간대와 겹치는 공연 시간 그리고 '무한도전이면서 무한도전이 아니다.' 라는 식의 납득하기 어려운 관계들이 얽히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자세한 내막을 알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가는 경우보다 떠오르는대로 혹은 추측성 생각들이 그대로 글로 옮겨지는 곳이 인터넷입니다. 물론 가장 빠르고 정확한 이야기들이 오고가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오보나 추측성 글들이 난무하는 곳이지요. 그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내부 사정을 모르면서 지금 관련 글을 쓰고 있는 저역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콘서트 취소가 너무 안타갑게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9개월 동안 준비를 하고 있던 일곱 멤버들은 그들의 노력과 땀은 보여주지도 못한체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쏟아지는 비난에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무대의 커튼을 올려보지도 못하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은 그동안의 무한도전의 행보와는 다른 이 공연에 당황하면서 취지에 맞지 않는 공연이라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팬들의 쓴소리는 당연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하는 연예인들이지만 그 쓴소리의 근거가 비난의 화살이 된다면 어찌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그들이 내놓는 성명은 모두 변명이 될테니까요.

 

이번 공연에 쏟아지는 비난 중에 가장 안타깝고 정말 뭘 알고 저러나 싶은 비난은 바로 공연 유료화와 비싼 티켓값이라고 생각됩니다. 공연을 만들어보진 못했지만 여러 공연 무대에서 공연을 해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건 작은 공연 하나 무대에 올리는데 드는 비용은 언제나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연이다?

 

콘서트를 많이 보러 다니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연은 일단 비쌉니다. 왜?? 원래 공연장이 아닌 곳을 공연장으로 다시 꾸며야 하기 때문이죠. 무대 셋팅부터 경기장을 공연장으로 만드는데 드는 인력 동원까지 적게만 생각해도 공연 시작하기 전부터 일단 돈이 들어갑니다. 그 부담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돌아가는 것은 매우 부당하지만 재대로 된 큰 공연장 하나 없는 우리나라에서 어쩌겠습니까? 티켓 값이 비싸다고 하자 티켓 값을 내렸죠. 스탠딩석이 99,000원 이였습니다.

체조 경기장에서 열렸던 공연 중 스탠딩석이 99,000원인 공연?? 쉽게 떠오르지 않네요. 보통 10만원은 훌쩍 넘어가죠. 가장 앞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 하나말고는 힘들어 죽겠던데 그런데도 사람들은 스탠딩석을 고집하더군요. ㅎㅎ 

 

티켓 값이 너무 비싸다?? 정말 비싼가요?? 그럼 이 일곱명이 9개월 동안 노력하고 사람들 앞에 선보이기 위해 흘린 땀의 결과를 얼마에 사시면 만족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면 전문 음악인들도 아닌 공연인데 이 가격은 비싸다라고 말하실 분 계신가요?? 그럼 이들의 이전 공연 무대를 안보셨나보네요.. 다 찾아볼 것도 없이 [나름 가수다 특집편] 만 보시면 그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무대를 준비하고 연습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여지껏 무료 공연이였는데 왜 유료냐?? 당연하죠. 방송국도 안끼고 스폰 제의도 안받고 공연을 준비하는데 그 많은 돈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애초에 결방을 기다려준 보답으로 준비한 공연이라 MBC 와는 무관하게 진행이 되었고 여러 스폰 제의가 들어왔음에도 스폰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거절하면서까지 어떻게 보면 무모하게 진행된 공연으로 보여집니다. 티켓 값의 부담을 멤버들이 몰랐을까요? 아님 무한도전 멤버들이 그걸 알면서도 그들의 이득을 위해 그랬을까요? 제가 무한도전의 골수팬은 아니지만 그동안 방송을 띄엄띄엄 보면서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주된 생각과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이 공연 수익금을 가지고 후에 어떤 이벤트로 돌아올지가 궁금했지 이득을 보기 위함이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네요. 아마 이런 생각들은 무도를 싫어하는 몇몇 분들에게서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야~ 남는 표 없냐?"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할 때 지인들을 초대하면 가장 먼저하는 말은 "야~ 남는 표 없냐? 있으면 가고 없으면 안가고" 장난처럼 던지는 말이지만 웃을 수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지인들은 자신이 아는 친구나 후배 혹은 선배의 공연을 당연하게 공짜로 즐기려고 합니다. 저는 여지껏 "공연해? 어디서 예매하면돼?" 라고 물어본 지인들은 정말 손가락에 꼽습니다. ㅎㅎ

 

가장 가까운 지인들조차 당연하게 공짜로 보려고 하는 문화. '잘 아는 사인데 돈주고 봐?' 라는 마음이 은연중 퍼져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내가 땀 흘리고 몇 개월 동안 준비한 공연이라는 말은 허공에 던지는 메아리 처럼 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적이 있습니다. 씁쓸하죠? ㅎㅎ

 

우리나라에 있는 몇몇 잘못된 공연 문화 중 하나가 바로 이 '아는 사람 공연은 공짜로' 문화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이번 사태를 보는데 갑자기 떠오르더군요. (이번 사태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ㅎㅎ) 

 

어쨋든 9개월동안 준비하던 그들의 야심찬 공연은 빛을 보지도 못한체 끝이 나버렸습니다. 남은건 멤버들의 부담감과 상처 그리고 시청자들의 불만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동안 자타공인 무한도전의 인기는 그 누구도 어찌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으로 인해 길은 무한도전을 떠나고 그의 동료 개리 역시 예능을 그만두었습니다. 다른 멤버들은 괜챦겠습니까? 이번 공연 취소로 인한 손실을 멤버들이 전부 떠안게 되었지만 그보다 더 쓰린 것은 팬들과의 어색한 거리겠죠..

 

그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를 무료로 보겠다는 사람은 아마 없을겁니다. 이번 역시 의사소통의 문제가 분명 있었고 의도치 않은 결과에 무한도전 멤버들이나 시청자들이나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일겁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앞으로 또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습니다. 우리가 무엇에 분노했는지 다시 한번 재대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