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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ulture

[연극] 노인과 바다 - 연극으로 만나는 헤밍웨이의 걸작 <노인과 바다>

by voice_recipe 2013. 3. 10.

 

 

 

 

  • 날짜: 2012.11.09~2013.03.31
  • 장소: 대학로 해오름 소극장 연출: 김진만
  • 요약: 95분 / 만7세이상 출연: 정성희(노인 역), 이동준(청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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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퓰리처상 수상 60주년을 기념하며

    연극으로 만나는 걸작! <노인과 바다>

     

    따뜻한 햇살과 함께 가벼운 옷차림으로 거리를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였는지 오늘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0^ 날씨가 많이 포근해져서 기다리던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았던 주말. 저희 부부 역시 오랫만에 대학로에 멋진 연극 한편을 보러 나왔습니다. 바로 노벨 문학상과 퓰리처상에 빛나는 걸작 <노인과 바다> 를 연극으로 새롭게 각색한 <노인과 바다>.
    올 해가 <노인과 바다> 퓰리처상 수상 60주년이 되는 해로 유수의 출판사와 극단 앙상블이 연계하여 '허밍웨이 다시보기' 같은 부대행사와 함께 60주년 기념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연극 <노인과 바다>는 연출자 김진만씨에게 '젊은 연극인상' 과 2인극 페스티벌에서 작품상과 최우수 연기상(배우 정재진)의 영광을 안겨준 작품이라 더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대학로에 위치한 해오름 소극장에서 하는 연극 <노인과 바다>는 주말은 3시와 6시 공연이 진행되었는데 저희는 3시 공연을 보러 왔습니다. 시간에 맞춰 극장에 입장했는데 저희 자리가 맨 앞자리더군요. 살짝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ㅎㅎ 이런 소극장 연극의 특성상 맨 앞자리는 관객이 연극에 꼭 한번은 참여를 해야하는 명당(?)자리인데 말이죠. ㅎㅎ

     

    무겁지 않게, 그러나 진중하게

     

     

    95분이라는 런닝타임이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로 연극은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주 무대가 되는 바다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물고기를 낚는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 것이며 소설에 등장하는 급박한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했었는데 연극적인 요소를 백분 살려 정말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노인이 고생하여 잡은 청새치가 상어에게 물어 뜯기는 장면의 연출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운드, 연출, 연기, 조명등 모든 것이 잘 어울어져 극의 클라이막스이며 가장 어려운 부분의 집중도를 최대한 끌어내 관객으로 하여금 숨죽이며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극을 보고 있다보면 이것이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이였는지 아니면 창작 연극인지 헷갈릴 정도로 잘 각색이 되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원래 소설이 가지고 있던 노인이 바다로 나아가 바다의 악조건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자아성찰의 메세지를 그대로 전달하면서 연극의 희극적인 요소를 적절히 가미하여 지루할 틈이 없이 흘러갔던 연극 <노인과 바다>

     

    아쉬운 점이라면 청년 역을 연기했던 이동준 배우의 발음이 명확하지 않고 새는 발음이 많고 빨랐던 점입니다. 진중한 톤으로 대사를 쳐야 하는 부분은 좋았으나 초반의 내래이션 부분은 발음이 명확하지 않고 빨라 집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표정의 다양성까지 갖춘다면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작연기는 참 좋았습니다.
    배우들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 사운드가 깔리는 부분에서 대사 전달이 재대로 되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던 점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페이드아웃이 빨리 되더라도 육성으로 전달하는 부분에서 사운드와 오버랩 되는 부분은 배우가 의식적으로 크게 대사를 치지 않으면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뒷쪽에 앉았던 분들은 못듣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았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연극 <노인과 바다>는 고전 소설을 전혀 옛스럽지 않게 잘 각색하여 어린아이부터 중장년까지 모두가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던 연극이였습니다. 저는 맨 앞자리에 앉은 덕분에 노인과 밧줄로 힘겨루기를 한참동안이나 하며 즐겁게 관람을 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