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의 선물 2013
영화 시나리오가 먼저 아니였어??
근데 영화는 왜이래?
제가 알기로는 이 영화는 책을 토대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영화의 시나리오를 책으로 발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영화는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왜 책에서는 언급이 되는 연결고리가 될만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영화에서는 다 빼먹고 지나가는 걸까요? 왜 끝부분에 가서는 그리도 지루하게 신파로 치달으며 억지로 눈물을 빼려고 작정하고 달려드는 영화가 되야만 했을까요?
이게 무슨 소린가 하시는 분들은 <7번방의 선물>을 꼭 책으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하실 겁니다. 그럼 책을 쓴 작가가 훨씬 더 멋지게 이야기를 이끌어 낸 샘이네요.
영화를 보면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사건의 연결고리나 소소한 작은 부분들의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생략했다는 점입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예승이를 교도소로 들여오기 위한 작전에서 성가대를 세우기 전까지의 과정이 다 생략되고 뜬금없이 갑자기 성가대가 등장하고 예승이가 빠지는 장면이나 출산예정인 아내와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너무 보고 싶어하는 봉식을 위해 예승이가 휴대폰을 가지고 온 장면에서 어떻게 가지고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무참하게 없애 버렸습니다. 이런식으로 책에서는 언급이 되어 있어 설명이 되어 있는 부분들을 영화에서는 싹뚝싹뚝 잘라버렸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은데 내용을 알고 있는 저는 '이 영화 뭐지?' 였습니다.
마지막 용구의 사형집행 장면에서 너무나 억지스럽게 슬픈 상황으로 늘어트린 것도 저는 너무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신파로 몰고 가야지만 직성이 풀리는건가요? 책에서처럼 담백하게 조용하게 하지만 따뜻하고 가슴저리게 끌고 갈 수는 없었을까요? 사형집행이 있는 당일날 아빠와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걸어가면서 나누는 대화나 아빠의 죽음을 예감이라도 한듯 눈물을 흘리며 세일러문의 주제가를 부르며 "정의의 이름으로... 아빠를... 용서.. 하겠다!" 고 말하는 어린 예승의 모습은 책을 읽으면서 감정적으로 최고조를 이루는 부분이였습니다. 자길 두고 좋은 곳으로 가지말라며 울부짖는 예승의 모습은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몄고 그 어린 예승의 모습 때문에 살려달라며 울부짖는 용구의 모습이 더욱 더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 모든 부분이 없습니다. 아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예승과 그냥 죽음 앞에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자의 모습으로 밖에 안보이더군요..
영화의 마지막을 따듯하게 감싸는 교도소 삼촌들과 큰 예승이 아빠가 묻힌 납골당을 찾아가 납골앞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역시 영화속에는 아예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책을 읽으며 함께 슬퍼하고 감정이입이 되어 등장인물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면 영화에서는 그 어떤 소통도 이루어지지 않은채 그냥 관객의 눈물 뺄 타이밍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만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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