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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ulture

[추천영화] 폭풍우 치는 밤에: 비밀친구 - 선입견에 사로잡힌 어른들을 위한 동화.

by voice_recipe 2013. 4. 26.
 

폭풍우 치는 밤에: 비밀친구  あらしのよるにーひみつのともだち One Stormy Night,  2012

 

애니메이션 | 일본 | 89 분 | 개봉 2013-05-01 | 감독 아미노 테츠로 |

 

 

늑대와 염소가 친구라고?!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동화 한편

 

오랫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고 왔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스테디 셀러로 유명한 <가브와 메이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원작의 저자인 키무라 유이치씨가 영화제작에도 참여하여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고 하네요. 
친구가 될 수 없는 늑대와 염소의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끈끈한 우정 이야기. <폭풍우 치는 밤에> 입니다.

 

세상에서 기댈 수 있는 친구를 찾아..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치던 어느날 밤 메이는 비바람을 피해 어느 낡은 집으로 피신을 하게 됩니다. 불 하나 없이 어두 컴컴한 곳에서 메이는 자신외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자신과 같은 처지임을 알고 마음을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둘은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만난 유일한 대화상대였기에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그렇게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립니다.
이윽고 폭풍우가 지나가고 이 인연을 통해 둘은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합니다.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는 까맣게 모르는체 말이죠.

 

 

다음날 폭풍우를 피했던 낡은 집 앞에서 만나게 된 메이와 가브. 서로가 같은 동물일거라 생각을 했지만 만나고 보니 메이에게는 목숨을 위해 늘 피해다녀야 했던 치명적인 존재인 가브였고 가브에게는 사냥감이였던 메이를 눈 앞에 두게 됩니다.

절대적 우위에 있는 가브였지만 가브는 메이를 헤치지 않고 오히려 친구가 됩니다. 물론 처음에는 자신의 본능을 이기기 위해 힘들어 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메이와 가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물론 늑대와 염소가 어떻게 친구가 되냐고 묻는 분이 계실 수도 있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그런 말도 안되는 설정을 동화처럼 만들었다라고 하기에는 전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상식적으로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천적관계인 늑대와 염소는 서로 무섭고 힘든 상황 속에 놓여지면서 친구가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때론 누군가를 만나거나 사귈 때 그 사람에 대해 모를 수록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재대로 알기도 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 때문에 가까워질 수 있는 친구나 동료를 가까이 하지 못하고 배척하게 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이런 선입견들은 알게 모르게 상당히 많습니다. 외모로 판단하는 성격, 혈액형만으로 처음 만난 사람의 성격을 단정짓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상대방을 모른다는 것에서 시작되는 불안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알게 된 작은 지식의 단편을 가지고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서슴없이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선입견들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지만 바로 이 선입견 때문에 혹시 우린 가까워질 수 있는 누군가를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알기도 전에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진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3D 애니메이션 <폭풍우 치는 밤에: 비밀친구>는 우리 어른들에게 선입견 없이 누군가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너무나도 쉽고도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애니메이션이였습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이런 선입견 없이 친구를 만날 수 있지만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벌써 아이들은 선입견을 가지고 친구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아이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바로 어른들과 부모님들의 잘못이죠.
영화에서도 늑대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어른 염소들은 메이를 무작정 걱정하고 가두고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존재로 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무리 가브는 그런 늑대가 아니라고 설명을 해도 어른들에게는 메이의 이같은 외침은 철부지 없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서 나의 모습도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결국 가브와 메이는 자신들을 이해해 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납니다. 영화에서 그들이 가는 길에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나오진 않지만 가브와 메이는 더이상 외롭지 않아 보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영혼의 친구를 만나 함께 걸어가니까요. ^^